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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에세이] 두 해의 쉼, 그리고 나의 방향

 

축 일을 쉰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. 처음엔 잠시 멈춘다는 생각이었다.

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쉼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,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.

 

 

최근 건축 경기는 말 그대로 불황이다. 재취업은 쉽지 않았고, 그럴수록 내 포트폴리오의 부족함이 또렷하게 느껴졌다.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조급함도 컸다.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선 노력도, 감각도, 타이밍도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다.

 

 

하지만 그 와중에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진 않았다. 건축사 시험을 준비했고, 이것저것 다양한 일들을 하며 바깥세상과 연결을 유지하려 했다.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. 그 결과, 나는 스스로 방향성을 정하고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, 라는 걸 깨달았다.

 

 

남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잘 참지 못하는 나.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?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지만, 어쩌면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나만의 리듬과 방향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도 모르겠다.

 

 

그래서 오래전부터 마음 한 켠에 자리했던 생각을 다시 꺼내 본다. 건축사사무소를 차리고 싶다.
직원으로서,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삶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. 물론 독립은 리스크가 크다. 실패할 수도 있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, 내 이름으로, 내 가치관과 브랜딩으로 사람들과 마주하고 싶다.

수익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고, 경영이라는 또 다른 세계도 배워야 한다.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, 그 모든 과정을 ‘내 일’로 받아들이고 싶다.

 

 

무조건 잘 할 수 있다고 장담하진 않겠다. 다만 진심을 다해, 성실히 해보려 한다.
내가 생각하는 건축의 무게와 방향을 세상에 전할 수 있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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